MOUMI : 김해 피어어피어 X 아셀앙상블
김해 핫플 카페 ‘피어어피어’에서 우리들의 동심을 되찾다
김해 피어어피어 - 경남 김해시 진례면 진례로 139-5 1층
어느덧 2024년 3월이다. 하루 하루가 지나며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라고.
마냥 넓고 솜사탕처럼 푹신한 꿈 속을 휘저으며, 상상력을 발휘하던 어린 아이는 둥지를 벗어나 현실을 맞닿게 된다.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도 마음 한 켠에는 ‘동심’이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어쩌면 순수했던 나를 잠시 넣어두고 또 다른 사회화된 나(일명 부캐)로 살아가는게 아닌가.
숨겨놨던 우리의 동심을 일깨워주자. 김해에서 마주한 MOUMI 지브리ost 콘서트와 함께.
Classic Peer Night
2023. 10. 27 (Fri) 20:00 PLACE - 김해 피어어피어 MUSICIAN - 아셀앙상블
주위에 조명도 없이 어둠에 둘러 쌓여있던 김해시 진례면이 사람들의 웃음 소리와 환한 불빛으로 가득하다.
2023년 10월 금요일 밤. 지친 몸을 이끌고 동심을 찾아 어디론가 향했다. 그곳은 바로 진례면에 위치한 신상 대형 카페인 ‘피어어피어(PeerApeer)’다. 대부분의 관객은 20대부터 40대. 나이는 다르지만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곳에 왔지 않을까. 서서히 울려 퍼지는 지브리ost 선율에 잔뜩 설렘 가득한 관객들의 표정을 보고있노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마음 속에 품어두었던 동심을 찾으러 떠났던 ‘Classic Peer Night’이 궁금하지 않은가.
“PLACE - 김해 피어어피어(peerapeer)”


‘이곳에 카페가 있다고?’ 피어어피어 첫 방문이라면 누구나 떠오르는 생각일 것이다. 의문에 의문을 더해 계속 차로 달리다보면 엄청난 규모의 주차장과 카페가 우리를 반겨준다. 압도하는 규모. 거기다 무채색 계열의 인테리어와 소품들까지. 이쯤에서 ‘피어어피어’의 의미가 궁금하지 않은가.
‘피어어피어’는 peer(유심히 보다)와 apeer(나타다다)가 만나 ‘머무르다 보면 보이는 것들‘을 의미한다. 즉, 오랜시간 머무르고 싶은 공간.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듯 멋스러운 공간이 나타난다. 정면에 위치한 카운터를 기준으로 우측에는 책장과 테이블로 가득하고 좌측에는 소파 좌석과 약 40명을 소화하는 쉐어테이블이 가운데 놓여있다. 상상이나 가는가.
피어어피어의 메인 공간이라고도 불리는 쉐어테이블 위에는 여러 조형물이 놓여있는데 시즌에 따라 다양한 모습과 형태로 변화한다. 매력이 넘치는 이곳. 우리는 바로 소파 좌석과 쉐어테이블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에서 클래식 콘서트를 펼친다.
“MUSICIAN - 아셀앙상블”
머무르고 싶은 공간, 피어어피어의 메인 스팟인 소파존을 무대로 만들고 하나 둘 악기로 채워 나갔다. 어느새 창밖에는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곧 공연이 시작된다는 뜻. 사람들의 가벼운 발걸음과 환한 미소가 우리를 더욱 설레게 자극했다.
‘Classic Peer Night’을 함께 한 아셀앙상블은 피아노(허민지), 바이올린(김하영), 바이올린(정유진), 비올라(고예나), 첼로(박예린) 5인으로 구성된 팀으로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마음 맞는 대학교 동기들끼리 꾸린 팀이다. 이 때문일까.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과 음악을 정말 즐기면서 연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음악 하나로 똘똘 뭉친 이들의 매력은 아무래도 솔직 담백하고 진실된 연주이지 않을까. 이 장점이 공연에도 자연스레 묻어나는 듯 하다. 밝은 에너지와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이 우리를 음악과 무대로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단단히 매료당했다.
첫 연주곡부터 심금을 울리는 선율로 시작했다. 어린 시절 누구나 마음 속에 ‘하쿠(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남주)’ 한 번쯤 품지 않았을까.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흐르고 점점 우리는 지브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많은 명작들 중 명장면들이 단숨에 눈 앞에 떠오르고 영화를 처음 봤던 그시절로 돌아가는 듯 하다. 처음 봤을 때의 그 신선함과 충격 속으로.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지브리ost 열차는 끊임없이 달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메라를 들지 않고 온전히 무대에 집중하는 듯 하다. 필자의 생각이나 클래식은 눈과 귀로 그 순간을 느끼는 것이 깊이 즐길 줄 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동심을 지켜줘서 고마워, 지브리
지브리ost는 어쩌면 흔한 구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셀앙상블이 직접 곡을 해석하고 편곡하고 그리고 섬세하게 연주한 음악은 오직 여기서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잠시 잊고 있던 우리의 순수함이 피어오르고 기억도 잘 나지 않던 애니메이션 장면들을 떠오르게 만들었던 곡들. 귀로 들었던 애니메이션 작품을 몇가지만 골라 여기서 공개한다.
PLAYLIST
쉼 없이 달려가던 열차는 어느새 클라이맥스에 다다랐다. 관객들의 반응도 점점 뜨거워지며, 음료 잔을 내려놓는 소리 그리고 쿠키를 베어무는 소리 등 공연과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특히 공간을 애워싸는 향긋한 베이커리 냄새에 잠깐 정신이 혼미 해 질 뻔했다.
디저트 맛집 답게 한 켠에 진열된 베이커리는 공연 시작 전 순식간에 동이났고 아쉬워하는 관객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다음에는 미리 베이커리를 포장해놔야겠다.) 특히 메뉴로 제공되었던 허니피치 아이스티는 피어어피어의 시그니처 음료이다. 기존의 시중에서 판매하는 복숭아 아이스티와는 다르게 달달함과 산뜻함이 가미되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중독성이 강한 맛이랄까.
게다가 음료와 함께 곁들여 즐기기 좋은 쿠키류까지. 그냥 쿠키 같아 보이지만 겉바속촉의 진리를 맛볼 수 있었다. 특히 부드럽고 고소한 향과 맛이 식욕을 자극시켜 오히려 배가 고팠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당장 피어어피어에 가서 음료와 쿠키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동심을 찾아 떠났던 ‘김해 피어어피어’로의 여행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아마 한 명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또는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찾아보지 않았을까.
모두가 지금이 힘든 시기라고 한다. 힘들지 않았던 때가 있긴 했을까. 살아가며 흐릿해진 우리의 맑은 마음을 선명하게 다듬길 바라며 기획되었던 공연이다. 관객분들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환한 미소 그리고 힘찬 박수까지. 완벽했던 순간이다.
아름다운 현악기 선율로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어린 아이의 순수함을 되찾아 주었던 ‘Classic Peer Night’. 이외에도 현장감을 직접 느끼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당장 아래 버튼을 통해 MOUMI 공연을 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