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MI : 진주 슈럽 X 강성민 트리오
발베니와 함께하는 프리미엄 재즈 콘서트 ‘Jazz In The SHRUB’
누가 재즈를 어렵다 했는가. 우리는 흔히 미디어 속 BGM, 카페, 레스토랑 등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자연스레 재즈를 귀에 익혀왔다. 가수도 제목도 모르지만 저절로 몸이 반응하는 재즈. 어쩌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이 ‘재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무드를 자아내는 재즈는 주로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값비싼 주류와 함께 어울리기 일쑤이다. 특히 어둠이 내려 앉은 밤, 재즈 선율과 술의 조화는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해 주는 듯 하다. 담백하면서도 무드있는 저녁을 보내고 싶다면 재즈와 위스키가 함께하는 MOUMI 공연을 추천한다.
지친 하루 끝 퇴근하고 재즈를 즐기는 문화생활은 어떠한가.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나가보자.
지난 3월, 쌀쌀한 바람이 불던 어느 날.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베이스와 청아한 멜로디의 피아노 그리고 강렬한 드럼 연주가 진주 평거동 골목에 울려 퍼졌다. 이곳에는 데이트 하는 연인들과 퇴근 후 위스키 한 잔 마시러 온 이들로 가득찼다. 잔뜩 미소를 띤 표정에 덩달아 환해지는 기분이었다. 저절로 신이나 사람들의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스마트폰 카메라를 열게 한 ‘Jazz In The SHRUB’에 대해 살펴보자.
수요일, 진주 평거동의 밤은 여전히 밝았다. 늦은 시간까지 거리를 둘러싼 조명이 도심의 멋을 더해주는 듯 했고, 젊은 청년들의 활기가 더욱 느껴지던 밤이다. 이들의 웃음기 가득한 표정에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잠시 에너지 넘치는 골목을 벗어나 인테리어와 무드만으로 공간의 관록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보자.
민트색 간판과 넓은 테라스가 돋보이는 칵테일바 ‘진주 슈럽’이다. 간판색과 상반되는 우드톤의 출입문은 마치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인도하는 듯했다. 내부는 우측으로 카운터와 바(Bar)가 놓여 있었고 좌측에는 작고 큰 테이블이 소담하게 놓여있었다. 미니멀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놓여있는 작은 요소들이 공간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재즈 콘서트가 펼쳐진다니. 상상을 해보았는가.
베이스와 피아노 그리고 드럼이 셋팅되어 있는 공간의 모습은 또 색달랐다. 악기가 놓여있는 공간의 한 켠은 벽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더욱 개방감을 주었다. 이 덕분인가. 공연 시작 30분 전, 하나 둘 씩 관객석은 채워지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뒤덮인 순간이었다. 오묘한 긴장감 속에서 공연은 시작되었다.
‘Jazz In The SHRUB’을 함께 한 강성민 트리오는 베이스(강성민), 피아노(최은정), 드럼(고명석) 3인으로 구성된 팀으로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흥이 나는 스윙 재즈를 연주한다. 뿐만 아니라 서정적인 멜로디와 감성적인 연주의 스탠다드 재즈도 소화하는 팀이다.
어둠이 내려 앉은 진주 슈럽에서 강성민 트리오는 시작을 알리듯 차분하고도 묵직한 연주를 들려줬다. 이에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도 오롯이 음악과 분위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이들이 가진 특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섬세한 강약조절로 눈과 귀를 한 순간도 뗄 수 없게 만든다는 것.
연주가 끝나고 마이크를 잡은 베이스(강성민)의 재치 넘치는 입담은 살짝 얼어있던 분위기와 긴장감을 풀어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객들과 스몰토크하며 멘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은데, 이들은 달랐다. 덕분에 웃음 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분위기를 이어갈 리듬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였다.
다만 소리가 잘 울리는 공간의 특성상 드럼(고명석)의 신명나는 연주를 보고 듣지 못한 것이 아쉽다. 여담이나 평소 연주에서 30% 밖에 힘을 못 줬다고 한다. 이들의 찐 연주가 궁금하다면 다음 MOUMI 콘서트를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아마도 … 슈럽
이들은 트리오를 결성한 이후 약 8년 동안 팀원이 교체된 적 없는 아주 끈끈한 우정을 지닌 팀이다. 이 때문일까. 즉흥적으로 만들어 내는 리듬과 이들의 케미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강성민 트리오만의 색채를 듬뿍 담아 편곡한 곡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달까.
‘Jazz In The SHRUB’에서 울려 퍼졌던 그 날의 음악을 살짝 공개한다.
PLAYLIST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부딪히는 위스키 잔 소리마저 재즈가 되었던 순간이다. 이날 ‘발베니’ 위스키는 재즈와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예전에는 흔히 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필자로서 위스키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이토록 열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발베니는 우드 피니시 기법으로, 한 캐스크에서 일정 기간 숙성한 이후 다른 캐스크로 옮겨 다시 숙성한다고 한다. 이런 숙성 과정을 거쳐 더욱 풍부하고 균형 잡힌 풍미를 가졌다고 한다. 특히 꿀 같은 달큰함과 꽃 향기가 연상되는 향긋함이 조화롭다니. 어떤 맛일지 더욱이나 궁금해진다.
위스키 입문자에게 제격인 발베니. 마시기 편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매력적인 위스키를 재즈와 함께 즐긴다면 지상낙원이지 않을까. 위스키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Jazz In The SHRUB’을 더욱 추천한다. 특히 슈럽만의 치즈 플레이트는 위스키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오가는 이야기 속에 스며드는 재즈 선율의 조화는 생각보다 어울렸다. 마냥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아닌 자유로이 위스키와 음식을 맛보고 그간의 일상을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카메라 화면 속에 이 순간을 기록하는 사람들. 이 모든 것이 하나되어 만들어 낸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연이 끝나고도 가시지 않는 여운에 자리에 머물러 분위기를 즐기고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사람들을 지켜보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한 자기 계발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어깨의 짐을 잠시 내려두고 아무 생각없이 문화 생활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아직 끝나지 않은 ‘Jazz In The SHRUB’의 두 번째 이야기는 4월 ‘최명지 퀄텟’과 함께 한다. 이 날의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면, 퇴근 후 순간의 일탈(?)을 경험하고 싶다면 모우미 X 진주 슈럽 공연을 추천하는 바이다.